[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8년 만에 국내 저축은행의 여신 규모가 60조원을 다시 돌파했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여신 총잔액은 60조 1204억원에 달했다. 2011년 5월(61조 7707억원) 이후 7년 11개월 만에 총 잔액이 60조원을 넘었다.

저축은행 들의 여신 잔액은 지난 2009년 9월부터 60조원을 돌파했지만, 2011년 저축은흥 부실 사태를 맞이하면서 하락세를 탔다. 이로 인해서 지난 2014년 6월에는 대출 잔액이 27조 5698억원까지 쪼글어들었다.

하지만 수신 잔액도 다시 6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지난 2011년 12월 63조 107억원에서 7년 1개월 만인 지난 1월 60조 8770억원으로 기록했다. 이후 하락해 지난 4월 말에는 59조 6764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이 파산해도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5000만원 이상 고액 예금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7조원으로 5000만원 초과 순초과예금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회복세는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금융가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36%로 규제 비율(7~8%)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10%가 안 되는 곳이 24곳이 넘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일본 등 외국계 자본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중소기업 대출 보다 신용대출 등 개인영업에 몰두하면서 성장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산규모 상위 10위권 저축은행 가운데 절반이 외국계인 것으로 확인했다.

저축은행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SBI저축은행을 비롯해 JT친애·OBS저축은행은 일본계다. 애큐온 저축은행은 미국계 사모펀드가 쥐고 있고 페퍼저축은행은 호주계다.

지난 2015년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갖춰서 접근성을 높였고 저금리 기조에 상대적으로 예적금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년 만기 신규정기예금 금리는 저축은행이 연 2.69%로 은행(2.13%), 상호금융(2.22%), 새마을금고(2.50%) 보다 높았다.

지난해 가게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풍선 효과로 반사 이익도 봤다. 저축은행은 자영업자 대출이 증가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1년 동안 30%이상 증가했다. 이달부터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 지표가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영업실적과 관련해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 채권이 다소 늘고 있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에 선제적·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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