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원봉’ 언급에 野 “갈등 부추기는 행위”…유공자 서훈 논란도 재부상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6-07 11: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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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독립유공자 지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약산 김원봉(1898~1958)의 공적을 강조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논쟁이 다시금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념사에서 일제 강점기 당시 광복군의 항일투쟁을 거론하며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서훈에서 제외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의 재평가 필요성을 주장하며 김원봉에 대해 직접 거론한 바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김구 현상금 5만 엔, 김원봉 현상금 8만 엔’이라는 영화 ‘암살’ 속 대사를 언급하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술 한 잔을 바치고 싶다”고 전했다.

◆ 김원봉이 대체 누구?
1898년 9월28일 대한제국 당시 경남 밀양의 한 중인 집안에서 태어난 약산 김원봉은 고모부의 항일무장투쟁에 큰 영향을 받아 적극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게 된다.

1919년 그를 중심으로 조직된 의열단(義烈團)은 이러한 강경노선을 따라 조선총독부의 고관들과 친일파, 밀정 등을 암살하고 동양척식주식회사, 친일 기관지로 전락한 매일신보사, 각 경찰서 등에 대한 파괴임무를 수행했다.

김원봉이 조직한 조선민족혁명당이 1938년 창설한 항일무장독립운동단체 조선의용대는 중국 장제스의 국민당으로부터 최초의 조선 항일부대로 공인돼 각종 지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의용대는 중국 본토에서 조직 확대에 어려움을 겪다가 분리되고, 잔류부대를 이끌던 김원봉은 김구의 임시정부에 합류해 한국광복군에 편입됐다.

한국광복군에서는 부사령관직을 지내며 임정 국무위원까지 지내는 등 그의 항일독립운동 공적은 이루 셀 수가 없다.

그런 김원봉에 대해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그의 월북 행보 때문이다.

그는 1948년 8월 북조선인민위원회 최고인민회의에서 제1기 대의원으로 선출되고, 같은 해 9월에는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참여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검열상 등 고위직을 지내다가 1958년 북한 김일성의 정적 과정의 일환으로 숙청당했다.

◆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서훈 기준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정부가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를 대상으로 서훈 확대를 검토하며 김원봉의 서훈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개정된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서훈 기준에 따르면 사회주의 활동 경력자는 독립유공자 포상이 가능하지만,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인물은 제외된다.

지난해 4월 보훈처는 독립유공자 서훈심사 기준을 ‘북한정권 수립에 기여하지 않은 경우 보상을 검토한다’는 내용으로 심의·의결한 바 있다.

당시 서훈심사 대상에서 김원봉이 제외된 것도 이런 이유였다. 그가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대의원과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요직을 거치며 북한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6·25전쟁 당시 김원봉의 직접 지휘 하에 경제혼란과 특정정당 와해 등을 목적으로 간첩을 남파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피우진 보훈처장은 지난 3월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원봉을 국가보훈 대상자로 서훈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현재 기준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의견을 수렴 중이고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당시 보훈처는 김원봉 독립유공자 서훈 가능여부에 대해 정부 법무공단 등 기관에 법률적 검토를 의뢰한 것으로도 알려진 바 있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 여론조사 결과는 찬성 49.9% vs 반대 32.6%

이와 관련해 지난 4월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약산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항일투쟁 공적이 뚜렷하므로 찬성’이라는 의견이 49.9%, ‘북한정권에 기여했으므로 반대’라는 의견이 32.6%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17.5%.

세부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찬성 75.2% vs 반대 9.2%)과 정의당 지지층(72.0% vs 9.9%), 진보층(68.8% vs 19.0%)에서 찬성 여론이 70%에 근접하거나 70% 이상으로 나타났고, 바른미래당 지지층(50.0% vs 33.8%),중도층(47.0% vs 35.1%), 광주·전라(59.1% vs 24.4%)와 경기·인천(57.5% vs 30.3%), 부산·경남·울산(46.1% vs 32.6%), 20대(65.8% vs 21.7%)와 40대(61.1% vs 28.4%), 30대(51.7% vs 29.3%)에서도 찬성 여론이 대다수거나 우세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찬성 14.2% vs 반대 70.6%)과 보수층(25.9% vs 60.6%)에서는 반대 여론이 높았다.

한편, 대전·충청·세종(찬성 41.7% vs 반대 36.3%)에서는 찬성 여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한 양상이었고, 무당층(36.2% vs 33.2%), 서울(43.2% vs 41.5%)과 대구·경북(39.4% vs 35.7%), 50대(41.0% vs 40.6%)와 60대 이상(36.8% vs 39.2%)에서는 찬반양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나타났다. 

 

▲ 4월12일 조사, 표본 504명, 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 野, 일제히 성토…“이념갈등만 키운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이번 ‘약산 김원봉’ 언급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가 우리 사회를 또 다시 분열시켰다”며 “셀 수 없이 많은 영혼들이 잠든 현충원에서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해 고위직까지 오른 김원봉을 추켜세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뭔가 이유가 없다면 이렇게 ‘폭탄 발언’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면서 “겉으로는 통합을 내걸지만 실제로는 균열을 바라고 갈등을 부추긴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또한 “문 대통령이 사회통합을 말하려다 오히려 이념갈등을 부추겼다”며 “애국 앞에 진보와 보수가 없다며 사회통합의 뜻에서 김원봉을 예로 든 것이라 생각되나, (아직)김원봉 서훈 추서에 대한 논쟁이 있고 날짜·장소가 현충일·현충원이었다는 점에서 적절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 또한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장소가 있는 것”이라며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인 이유는 6·25전쟁 때문”이라 거들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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