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노사갈등으로 생산성 경쟁력 평가가 급감한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의 후속 물량을 뺏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9월 이후 닛산과의 위탁생산 계약종료를 맞는 ‘로그’ 차량의 유럽 수출용 후속 물량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 넘겨줘야 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 르노삼성은 그간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이 계속 무산되고 노동조합(노조)의 파업이 지속되면서 르노그룹이 부산공장에의 신차 배정여부를 검토하게 만들었다.

25일 르노삼성 및 업계에 따르면 르노그룹 본사는 입단협이 조속히 마무리 되지 않으면 부산공장의 후속 생산 물량을 스페인으로 돌릴 방침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전 주에 본사를 직접 찾아 관련 내용 전달 및 부산공장 물량배정을 요청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임단협이 장기간 지체된 것이 스페인으로부터 경쟁에 뛰어들 빌미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르노 경영자회의에서 부산공장의 물량 배정이 유력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떄문이다.

앞서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지난 8일 임단협에 나섰지만 여전히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르노삼성 사측이 제시한 안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생산격려금 350%와 초과이익분배금 300만원 등 최대 약 17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다만, 노조는 이를 거절, 기본급 10만667원 인상과 특별격려금 300만원, 2교대 수당 인상 등을 제시했으며 동시에 추가 인원 200명 투입 또는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조절, 전환 배치와 외주화 관련 등에 대한 합의 전환 요청을 추가로 요구안에 넣었다.

사측은 이에 대해 ‘생산력 저하’를 우려하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생산성은 부산공장의 장점 중 하나로 꼽혀왔던 만큼 향후 후속 물량 배정과 관련해 경쟁력 상실 우려가 꾸준히 제기 돼 왔다.

임단협 지체가 길어질수록 부산공장의 후속물량 배정은 무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초 부산공장 생산의 로그 비중은 절반 이상에 달했다. 이러한 가운데 노조는 이번 주에도 주 3일, 주야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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