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해식, 아산·진천 주민에 “트랙터 X, 위로의 손길 O”

▲충북 진천군 덕산청년회 등 주민들이 지난 29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중국 우한 체류 한국인의 집단 격리수용을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충남 천안 반대에 밀려 아산·진천으로 내려왔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는 30일부터 31일까지 김포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는 중국 우한 교민의 격리 수용 시설 선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 28일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에 위치한 우정공무원교육원과 동남구 목천읍 소재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 우한 교민 700여명을 수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29일 정부가 천안 주민 반대에 부딪혔는지는 몰라도, 아산 초사동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덕산읍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우한 교민을 격리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천안 갑·을·병 국회의원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지역구인 아산갑과 진천이 격리 수용 시설로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실제 천안시 ▲갑(이규희) ▲을(박원주) ▲병(윤일규) 의원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반면, 경찰인재개발원이 위치한 초사동은 ▲아산시갑 이명수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이며, 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속한 ▲증평·진천·음성군은 경대수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다.

이에 대해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안에서 아산, 진천으로 우한폐렴 교민들의 수용장소가 바뀐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며 집권세력을 겨냥 “당리당략을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명수 의원과 경대수 의원도 이날 일제히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천안 지역 의원들이 여당 소속이라 야당 의원 지역구인 아산갑과 진천에 수용시설이 들어온다는 루머가 돌면 야당 의원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3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귀국하는 교민들이 잠시 머물게 될 시설이 있는 진천과 아산 주민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안전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 철저한 방역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주민들께서도 정부의 조치와 과학이 말하는 진실을 믿고 불안한 마음을 털어내시길 부탁드린다”며 “트랙터로 막을 것이 아니라, 지치고 힘든 교민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밀 때, 차원이 다른 ‘진천의 품격’과 ‘아산의 위엄’이 국민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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