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삼성‧SK하이닉스 비롯한 글로벌 기업 불러 ‘美 협조 말라’ 경고

선다혜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0 14: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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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중국 당국이 지난 3~4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델을 비롯한,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관계자를 불러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중국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를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와 중국 상무부, 산업정보기술부 등 3개 부처 공무원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서 NYT 측은 “중국 정부가 3개 부처가 동시에 움직였다는 건 최고 지도부로부터의 승인을 거친 행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간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 보도와 관련해서 “말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만약 NYT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국과 중국 무역 분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 기업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더욱이 삼성과 SK하이닉스 모두 중국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서부 시안(西安)에 낸드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중국 동부 우신(無錫)에서 D램을 각각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7조 9000억원을 들여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제2 공장을 짓고 있다. 시안 반도체 2공장이 오는 2020년까지 완공되면 삼성 낸드플래시의 월간 최대 생산 규모는 지금보다 20만장 늘어난 66만장에 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삼성‧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이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중국 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삼성전기는 회로 구성에 필수적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을 납품하고 있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각종 IT 부품, 완제품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시진핑 국가주석이 염원하는 ‘중국 제조 2025’는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두려워하는 지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IT판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할 경우, 불이익을 주는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시행되면 IT굴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재앙인 셈이다.

발 등에 불 떨어진 화웨이?

이렇다보니 화웨이는 최근 한국에 임원진을 보내 부품 공급선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24일 화웨이 모바일사업부 소속 한 고위 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임원들을 만나 자리에서 “기존 계약 조건대로 부품 공급을 이행해 달라”고 부탁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국내 중견기업에도 화웨이 임원이 찾아왔다. 국내 중견기업들도 화웨이에 상당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한 예로 이동통신용 트랜지스터ㆍ전력증폭기를 만드는 중견기업 RFHIC는 화웨이를 상대로 연간 매출액 700억원, 영업이익 약 105억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기업이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할 경우 중국 정부가 롯데마트에 했던 조치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롯데마트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전체 매장 99곳 가운데 87곳이 영업정지를 당한 뒤 지난해 완전 철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중국 정부가 소방법‧위생법 등 각종 행정력을 동원해 롯데마트에 장기간 영업정지를 내렸다.

특히 반도체 라인의 경우 청결도, 화학물질 발생 등을 이유로 중국 당국이 향후 제재를 내린다면 한국 기업도 현지에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반 트럼프 기조가 강한 NYT의 보도가 다소 과장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한국을 비롯한 제3국 기업엔 “정상적으로 거래를 계속하는 한 어떠한 불리한 결과에도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앞선 NYT 보도와는 결이 다른 이야기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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