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적 항공사 3곳을 한꺼번에 매물로 나오고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의 이륙도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대대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대규모 지각변동과 함께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한 하늘길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진에어만은 지난해 내려졌던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인해 손발이 꽁꽁 묶인 채 관망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의 제재가 해제되기 전 까지는 신규 노선을 취항할 수도, 새 항공기를 들여올 수도 없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든 활동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지난해 8월 국토부는 외국인 신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등기임원 재직과 관련해 진에어에 제재 조치를 내렸다.

국토부는 제재 해제 조건으로 ‘경영개선’을 내걸었다. 보다 투명하고 국민정서에 반하지 않는 경영환경을 마련하라는 의미에서다.

이후 진에어는 제재 해제를 위한 움직임을 꾸준히 보여왔으며, 지난달 이사회 구성 변경을 완료하며 경영 정상화 조치를 모두 이행했다.

고 조양호 회장과 오문권 인사재무본부장이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가 더 많은 구조가 됐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국토부의 제재해제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면서 진에어 노동조합까지 들고 일어섰다. 9개월째 이어진 제재조치 장기화에 국토부 김현미 장관에 대화를 요청했다.

진에어 노조는 16일 ‘국토부 장관에게 보내는 진에어 노동조합의 공개 서한’을 통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면담을 요청한다”며 “우리의 애절한 목소리를 전달하고 장관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만나서 듣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 시점은 지난달 열린 한·중 항공회담으로 여객기 운항횟수를 현재 주 548회에서 608회로 늘리고, 화물 노선은 주 44회에서 54회로 확대키로 하면서,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신규 운수권 배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다.

더욱이 LCC입장에서는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해 온 인천~베이징, 인천~상하이 노선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제재조치를 받고 있는 진에어는 이번 경쟁에 참여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진에어 노조는 “중국 진규 운수권 배분에서 처음부터 배제한 것은 심각한 불공정 행위”라며 “모든 항공사가 이번 운수권 배분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지금, 무슨 근거로 진에어를 배제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즉각 진에어 제재를 철회하고 중국 신규 운수권 배분에 공정하게 참여시키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와 생존권 보장을 위해 대(對) 국토부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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