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대기업집단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삼성 되 대기업, 전년 대비 투자 4.5% 감소

▲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재계 맏형’ 삼성전자가 국내 대기업 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내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66개 기업의 3분기 누적(1~9월) 개별기준 실적과 투자(유형자산 및 무형자산 취득액)를 조사한 결과, 매출은 969조7182억원, 영업이익은 53조4941억원, 투자액은 63조2153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까지 대기업집단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5%, 3.9% 감소했다. 순이익도 49조6795억원에서 45조1396억원으로 9.1%(4조5399억원) 줄었다.

 

실적 악화가 지속됐음에도 투자액은 지난해(57조3174억원)보다 10.3%(5조8978억원) 증가한 63조125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영업이익 53조4941억원보다 9조6312억원 더 많은 액수다. 

 

전체 투자를 견인한 것은 삼성이었다. 삼성그룹은 3분기 누적 22조3310억원을 투자, 지난해(14조6450억원)보다 52.5%(7조6860억원) 증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경기 침체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가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에 나선 결과다. 

 

삼성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투자액이 높은 SK그룹은 전년(12조523억원) 대비 15.7% 감소한 10조154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LG(6조7461억원), 현대자동차(5조9111억원), KT(2조7001억원), 포스코(2조4897억원), GS(1조8342억원), 롯데(1조4317억원), 한화(1조1968억원) 순이었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와 비교해 유일하게 1조원 이상 투자를 늘린 그룹이었다. 현대자동차(9269억원), 포스코(8001억원), GS(3841억원), 롯데(2216억원), 현대백화점(1979억원), 영풍(1687억원), 네이버(1498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늘렸다.

 

삼성그룹 내에서도 투자를 이끈 것은 삼성전자다. 지난해보다 약 7조8967억원(60.9%) 늘린 20조8612억원을 투자에 쏟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하고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분야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삼성전자 투자액은 전체 대기업집단 투자의 33.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투자액을 제외하면 대기업집단 전체 투자액은 42조3541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줄어든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반도체와 5G, 자율주행,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 핵심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투자 규모가 컸다. SK하이닉스(5조7877억원), 현대자동차(2조6919억원), KT(2조5380억원), LG유플러스(2조867억원), SK텔레콤(2조435억원), 포스코(1조9363억원), LG화학(1조7597억원), GS칼텍스(1조2163억원), 기아자동차(1조2136억원), LG디스플레이(1조2067억원) 등이 1조원 이상 투자했다. 

 

특히 관련 시장이 본격화되고, 기술 경쟁이 치열한 분야의 경우,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투자 비용을 빠르게 늘렸다. 삼성전자(7조8967억원), 포스코(6873억원), GS칼텍스(4639억원), SK텔레콤(4557억원), LG유플러스(3960억원), 현대자동차(3942원), 현대모비스(3696억원) 등이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섰다. 

 

한편 대기업집단 고용 인원은 9월 말 기준 108만1187명으로 전년 동시(109만24명)에 비해 0.8%(8837명) 감소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자는 102만881명에서 100만8774명으로 1.2%(8837명)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6만9143명에서 7만2413명으로 4.7%(3270명) 늘어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용의 질이 악화된 것이다.

 

그룹별로는 효성이 작년 9월 말 1만5901명에서 올해 2만2453명으로 6552명(41.2%) 늘어 증가인원이 가장 많았다. 다만 효성의 경우 효성ITX가 9월 말부터 오는 12월까지 정부의 공공데이터 DB 구축을 위한 청년 인턴십 사업 수주로 인해 약 6000명 내외의 인턴 고용 인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다음으로 삼성과 SK가 각각 3370명(1.7%), 1861명(2.8%) 등 1000명 이상 늘었다. 이외 세 자릿수 증가를 기록한 곳은 현대자동차(960명, 0.6%), 영풍(471명, 13.6%), KG(452명, 31.8%), 셀트리온(342명, 11.7%), 현대백화점(327명, 2.7%), 하림(281명, 6.3%), 네이버(277명, 7,7%), 태광(194명, 6.1%), 다우키움(169명, 8.4%), 한국투자금융(167명, 6.1%), KT&G(114명, 2.3%) 등 11곳이었다.

 

1년 새 고용이 1000명 이상 늘어난 곳은 효성ITX(6801명, 96.5%), 삼성전자(3231명, 3.1%), 한화솔루션(3118명, 121.9%), 롯데케미칼(1357명, 41.9%) 등 3곳이었다. 다만 효성ITX는 정부 사업 수주에 따른 인턴 고용,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초 각각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 한 영향이다. 순수 고용 증가를 통해 1000명 이상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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