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당시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마지막 유세날인 2018년 6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에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8.06.12.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정계 복귀를 선언하며 야권 정계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 전 대표의 부재기간 동안 힘겹게 버텨온 바른미래당(국민의당 후신)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놀라면서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복귀와 관련해 “저도 방금 소식을 들었다”며 “손학규 대표님과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돌아가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며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적었다.

안 전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대한민국의 부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국민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그리고 낡은 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정계 복귀를 밝힘에 따라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오는 4월 있을 21대 총선이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를 간판으로 세우며 38석을 획득, 제3정당으로 자체 교섭단체(원내 20석 이상) 구성이라는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의 경우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등 제도적 변화가 있었던 만큼 안 전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정계에 복귀할지, 복귀 후 얻게 될 지지율이나 의석수가 초미의 관심사다.

‘낡은 정치와 기득권 청산’ 등의 언급으로 미루어 안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과의 연합이 아닌 중도 3정당의 가치를 여전히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내에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대안신당(가칭)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등 제3지대 필요성을 갈망하는 세력이 남아있다. 안 전 대표의 복귀선언이 이번에도 ‘국민의당 돌풍’을 몰고 올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다만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으로 합류할지,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할지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구체적 확인을 위해 스페셜경제는 김도식 전 바른미래당 비서실장과 수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합류할 경우,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4월부터 내홍으로 무너진 지지율을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중 핵심 법안이던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문제가 일단락되고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새로운보수당(가칭) 소속 의원들이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탈당이 이뤄지고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 경우 빠른 속도로 당이 안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손학규 대표도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전권을 넘기겠다’고 언급한 바 있고, 비당권파 의원 중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의 ‘재합류’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 대표가 ‘전권 이양’을 시사하는 과정에서 안 전 대표 측과 사소한 실랑이가 있었던 점과, 당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손 대표를 불신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안 전 대표는 “이제 돌아가 어떻게 정치를 바꿔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며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신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되새기며 가야할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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