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발맞춰 제2 민간항공사로 출범했던 아시아나항공이 약 31년 만에 금호그룹의 품을 떠나게 됐다.

지난 15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각을 결정하고, 산업은행 채권단에 ‘아시아나 항공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안을 제출했다.

이후 금호그룹은 같은 날 우호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주 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매각 조건으로 5000억원의 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에어서울 등 자회사 별도 배각은 금지하되 인수자가 요청할 경우 별도로 협의할 것이라는 단서 조항도 달았다. 금호그룹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이 외에는 그룹의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2002년 회장 취임 이후부터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2006년 6조 4000억원을 들여 대우건설을 인수했고, 2008년에는 4조 1000억원을 들여 대한통운을 사들였다. 이를 기반으로 금호그룹은 재계 서올 7위까지도 올랐으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서 건설 경기가 주춤해지면서 2009년 대우건설을 재매각하면서 점차적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호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면서 “채권단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수정된 자구계획은 채권단의 승인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향후 매각 절차를 묻는 말에 “상당히 큰 회사이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여러달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막대한 부채 기업들 부담

이사아나항공 인수 대상은 국내 기업이 될 것으로 유력하다. 관련법에 따라서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를 경영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어서 해외 자본 참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SK그룹과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수를 공식화한 곳은 없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부채가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달 초 공시한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 부채는 7조 979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649%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사이나항공 인수 자금을 1조에서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사들이는데 필요한 자금이 약 5000억원 정도인데,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하면서 항공 지분 인수가는 6000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자회사 면허권을 더하면 총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와 별개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차입금도 갚아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3조 4000억원 수준이며, 이 중 올해 갚아야 하는 금융부채는 1조 1904억원에 달한다.

한편,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이 제시한 수정 자구안을 검토하기 위해 채권단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추가 자금 수혈 규모와 채무 출자전환 등을 논의한다.

산업은행이 수정된 자구안을 받아들일 경우 이달 내 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MOU)를 새롭게 맺게 된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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