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시 자산 40조원.항공기 259대 보유
장거리 노선 독점.경영권 분쟁 개입 등 장애물

▲ 지난달 7일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코로나19 사태 속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대형항공사(FSC) ‘빅딜’이 성공할 경우 세계 10위권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대한항공측은 아시아나 인수와 관련해 “확인 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코로나19라는 비상상황에서 대한항공 밖에 답이 없다는 관측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방식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국책은행인 산은이 한진그룹에 자금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한진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합병이 불발돼 산은 등에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산은은 지난 9월 HDC현산과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된 후 재매각 등 다양한 처리방안을 고심했지만, 같은 항공업계인 한진그룹이 아시아나를 맡는 것이 효과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산은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수천억원을 투입하고, 한진칼이 이 자금을 바탕으로 금호산업의 아시아나 지분 30.77%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한진칼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함께 계열사로 거느리게 된다. 자산 40조원에 매출이 19조6000억원, 보유항공기는 259대에 이르는 초대형 국적 항공사를 운영하게 되는 시나리오다.

이에 산은은 해명자료를 내고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이와 유사하게 넘겼던 전례가 있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항공업계를 독점하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한진칼이 아시아나를 흡수할 시 대한항공의 최대 경쟁자는 사라지고 장거리 노선을 완전히 독점한다는 점에서다. 양사를 합친 미주 여객 노선, 주요 화물 노선 등 점유율은 75%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격, 마일리지 등 다방면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기호에 맞게 고를 수 있었지만 이 선택권이 사라지게 된다.

지난해의 경우만 보더라도, 대한항공이 인천-울란바토르(몽골) 노선을 독점 운항해 독점 해소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당시, 저비용항공사(LCC)도 측도 독점 해소를 주장하며 국토교통부 심의 결과로 아시아나항공도 운수권을 갖게 확보하게 됐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등 인수자금을 국책은행인 산은이 끌어안게 된다는 것인데 국가 세금으로 조원태 한진칼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지난 6월 기준 2291%로 부채가 12조원을 넘는 상황이다. 자본잠식률은 56%수준이다.

현재 KCGI가 주도하는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이 더 크나 빅딜로 인해 산은을 우군으로 얻은 조 회장이 의결권을 얻을 수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KCGI 입장에서 조 회장이 정부라는 든든한 배경을 얻어 부담이 갈 수 있으며, 정부와 산은도 비상상황이긴 하지만 KCGI가 반발 시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어 양측 모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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