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미국을 상대로 관세 보복에 나섰다.

15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는 인도가 이르면 16일부터 아몬드 등 미국산 29개 품목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인도에 부여하던 개발도상국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보복하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는 지난 2017년 기준으로 미국에 56억 달러(약 6조 6천억원) 규모를 무관세로 수출해 GSP의 가장 큰 수혜국으로 꼽혀왔다. 인도 정부의 이번 보복 조치는 지난 1년 동안 미뤄왔단 미국 대상 추가관세 부과 조치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해 초 미국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폭탄을 매기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그해 6월부터 29개 품목 관세부과를 추진해왔다. 그동안 인도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여러차례 관세부과를 미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예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번 유예 기간은 15일 끝나기 때문에 관세부과 조치는 16일부터 이뤄질 수 있다. 인도는 아몬드, 사과, 렌틸콩 등의 29개 품목에 추가관세를 부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연간 6억 4천 500만달러(약 7천 600억원)와 1억 6천 500만달러(약 2천억원) 규모와 아몬드와 사과를 수입했으며, 29개 품목 수입액 전체 규모는 14억달러(약 1조 6천 600억원)에 달한다.

이에 현지 매체는 보복 관세 규모는 2억 3천 500만달러(약 2천 800억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341억달러(약 40조 4천억원)어치의 상품을 수입했다.

다만 인도는 이번 조치를 시행하면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다. 양국 간에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경제 회생을 목표로 내건 2기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국의 한 관계자는 힌두스탄타임스에 “이번 관세 인상은 지난해 철강 관세 관련 대응 조치이자 GSP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피유시 고얄 상공부 장관 역시 미국의 GSP 중단 조치 발표와 관련해 수출업체의 생산가 달릴 정부의 문제는 아니라면서, 미국과 협력 방안을 찾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인도는 러시아제 첨담 방공미사일 S-400 도입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미묘한 갈등을 빚어내고 있다.

인도는 당장 내년 10월부터 5개 포개 규모의 S-400을 차례로 들여올 방침, 미국은 인도에 전략적 선택을 하라며 도입 철회 압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분쟁 및 미국 대선 개입 등을 이유로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는 미국은 평소 러시아산 무기를 수입하는 나라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미국은 인도의 관세 장벽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인도가 미국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에 50%의 관세를 물린다면서 인도를 관세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오는 25~26일 인도를 방문하고 GSP 등 여러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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