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인해서 국내 산업계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경제대국의 패권다툼이 우리나라로 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화웨이 보이콧을 비롯한 대중 경제압박 수위를 요구하는 한편, 우리나라에도 적극적인 대중 제재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서 중국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협조할 경우 사드 보복 때와 같이 경제보복을 하겠다는 등의 노골적인 경고를 하고 있다. 양국에 대한 의존도가 배우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미국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 무섭게 바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거래를 전면 금지시켰다. 또한 우리나라 외교부를 비롯한 각국에 화웨이를 제재를 요구했다.

이렇게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 역시 대응에 나섰다. 중국의 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 개혁위원회는 지난 4~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IT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당시 위원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과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이 정부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는 반(反)화웨이 움직임이 확산되자, 중국이 나서 국내 기업들이 공조하지 못하도록 노골적인 압박카드를 꺼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모두 대표적인 수출 상대국이기 때문에 선뜻 어느 편을 들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중국 수출 비중은 26.8%로 대만 28.8% 다음으로 높았고,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도 12.1%에 달했다. 즉, 국내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미국과 중국에 의존했던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르지 않을 경우 현대자동차나 LG‧삼성전자의 가전에 대한 관세부가 등을 통한 통상압박이 우려된다. 이와 반대로 미국의 요구에 따라 화웨이 보이콧 등에 동참할 경우 대중 수출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

화웨이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미‧중 무역전쟁이 길어질 경우 우리나라가 입는 타격 역시 커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68.8%로 매우 높다. 이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띠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주요 20개국(G20) 상품교역 통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수출은 전분기 대비 7.1% 하락했다. 전년동기 대비로 보더라도 한국의 수출 감소폭은 8.1%로 G20은 물론 OECD회원국 가운데서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을 본격화할 경우 한국의 수출의 타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어치, 총 5745개 품목에 대해서 25%이 추가 관세를 적용했으며,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600억달러어치 총 5207품목에 대한 5~25%의 추가 관세부과를 개시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79.0%에 달하며, 관세부과가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한 통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부는 개발도상국‧신흥시장을 개방함으로서 G2 의존적 교육구조 개선과 교육규모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추진전략을 이달 말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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