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정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가파른 하락에 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낙후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각)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25.32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9.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 역시 싱가포르에서 배럴당 21.5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만해도 60달러선을 유지했던 국제유가가 코로나19여파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20달러 초반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국제유가의 폭락에 따라 재고 평가 손실이 우려됐다. 실제 지난 2014년 하빈기, 국내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대에서 50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약 2조원 평가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이번에도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에스오일, GS에너지 등의 주요 정유업계의 1분기 손실은 총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정유 업계는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4주차 정제마진은 -1.1~-1.9달러로 나타났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수치로 실질적인 수익성 지표로 통한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통상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이에 정부는 정유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원유수입관세를 2개월 유예해 준다는 방침을 내렸다. 다만 정유업계의 상황이 워낙 녹록치 않다보니 세금 유예만으로는 업황개선을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정제마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요와 수익성에 모두 급발진이 걸려 업황이 매우 어두운 상황”이라며 “한시적으로 원유수입관세 및 석유수입부과금을 인하하는 등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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