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주요국 항공산업 지원 현황 분석…‘턱없이 낮아’
한국 자산 대비 지원액 7.1% 불과…독일 21%·프랑스 22%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들 (사진=뉴시스)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우리 정부 지원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29일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국의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항공업계는 유례없는 위기로 인해 순이익이 급감했다. 20019·11 테러,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각종 위기에도 비교적 빠른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 5월 올해 글로벌 항공여객수요가 작년 대비 최대 7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올해 글로벌 항공업계 순손실이 843억 달러(1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제선 여객실적은 98.2%, 전체 여객 실적은 80.3% 각각 줄면서 항공업계는 고사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한항공에 12000억원, 아시아나항공에 17000억원, 저비용항공사(LCC)3000억원 등 32000억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7개 항공사 자산이 449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자산 대비 지원이 7.1%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지원은 더 과감했다. 각국 정부가 주요 항공사 자산 대비 지원한 비율을 보면 싱가포르항공(42.6%), 에어프랑스(22.8%), 루프트한자(21.1%), 사우스웨스트(12.4%) 등 평균 20%에 달했다.

 

미국은 여객항공사 임금지원프로그램(PSP)을 통해 여객항공사에 250억달러(304000억원)를 지원해 항공업계 일자리 사수에 나섰다. 지원금의 70%는 보조금 형태, 나머지 30%는 대출로 지원한다. 대출금의 최대 10%는 주식 형태로 상환 의무를 부여했으나 정부 취득 주식은 의결권 행사를 금지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아메리칸, 델타 등 주요 6개 항공사에 213억달러(256000억원)를 이미 지원했다. 항공사 자산 대비 약 10% 수준으로, 여객항공사 지원을 위해 별도의 대출 프로그램(250억달러 규모)도 운영하고 있다.

 

유럽도 자국 항공사 생존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은 기간산업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해 지난 5월 루프트한자에 90억유로(12조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자산 규모(427억유로)의 약 21% 수준이다. 경제안정화기금(WSF)과 산업은행 특별프로그램(KfW)을 통해 루프트한자에 87억유로를 지원하고 추가로 루프트한자 지분 20%3억유로에 매입했다. 항공사 안정을 위해 주식 의결권은 일상적 상황에서는 행사하지 않을 계획이다.

 

프랑스도 지난 9일 항공우주산업에 150억유로(20조원)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에어프랑스에만 70억유로(95000억원) 투입을 결정했다. 특히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에 대한 지원도 포함해 관련 업계 일자리 지키기에도 나섰다.

 

이 밖에 싱가포르는 상가포르항공에 130억달러(16조원)을 지원했고,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정부는 경영난에 처한 알리탈리아와 TAP항공 국유화를 위해 각각 30억유로(4조원), 12억유로(16000억원)를 지원키로 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주요국은 항공산업이 중요 기간산업이라는 인식 아래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있다우리나라도 기간산업안정기금과 채권매입기구(SPV) 등을 적극 활용해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세제 개편과 시장에 의한 산업 재편을 지원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우리 항공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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