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발사는 두둔…북미협상 재개, 방위비 인상 노렸나

▲ 25일 프랑스 G7 정상회의 참석 중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별도의 양국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정상회담은 약 1시간 진행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의 1세션 회의 전후로 이처럼 영국 총리, 일본 총리, 캐나다 총리와 잇따라 양국 회담을 치렀다. 오후에는 독일 총리 및 인도 총리와 회담한다. 2019. 8. 25.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을 ‘완전한 돈 낭비’라 격하하며 또 다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화가 나 있었다”며 “나 또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번 훈련을 반대했지만 주변에서 필요하다고 해 축소된 형태로 훈련을 진행했다며 이번 한미 훈련을 “완전한 돈 낭비다. 솔직히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대내외적 사안을 불문하고 항상 ‘가성비’를 따지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수차례에 걸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지난 9일에도 그는 “돈 내는 걸 좋아하지 않아 나도 한미 연합훈련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하면,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미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김정은 달래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대구경 방사포 발사 등 잇따른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작은 미사일일 뿐”이라며 괘념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라며 김 위원장을 두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베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충분히 이해한다”라는 등 서둘러 수습하는 모습을 보인 점도 이러한 분석에 기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그(김정은 위원장)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며 “당신들이 그것을 좋아하든 아니든 우리는 미사일의 세게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오를 것’이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힌 그는 지난 7일에도 “한국이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한 바 있다.

지난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방한 당시에도 군사·외교 당국자들과 만나 50억 달러(약 6조480억)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는 올해 방위비 분담금(약 1조390억)의 5배를 넘는 액수다. 2018년 방위비 분담금은 약 9,602억 원이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0일 “미국 안보라는 관점에서 동맹이 엄청난 이득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많은 전문가들을 경악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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