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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전국 86개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스쿨미투 현황판’을 지난 14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스쿨미투에 참여한 전국 학교들 중 이른바 ‘나쁜 교사’가 있다고 밝힌 곳은 서울 소재 중·고교가 23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13곳, 인천 10곳, 부산 9곳, 경남 7곳, 충북 5곳, 대구 4곳, 광주 3곳, 충남 3곳, 강원·대전 2곳, 세종·울산·전남·전북·경북이 각각 1곳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단체가 발표한 스쿨미투 현황판 자료를 보면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 교사가 제자에게 “이런 가슴이 모양이 잘 잡힌 가슴이다. 아마 너는 여기서 더 클 것이다”며 수위 높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있어 여론은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서울 소재의 다른 고교 교사는 학생에게 “너희도 열 달 동안 배부르게 해줄까?”, “너희들 전공으로 못 먹고 살아도 여자니까 몸 팔면 되지”, “치마 벗어주면 내가 여자화장실에서 물 떠올게”, “야하게 입으면 성폭력 당해” 등의 말을 했다고 전해졌다. 심지어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복이 몸을 다 가리기 때문에 상상력을 유발해서 가장 야한 옷이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소재 중학교 교사들도 “나는 정관수술을 했으니 너희와 성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않아 괜찮다”, “몸매 이쁘네. 엉덩이도 크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운영하는 카페에 게재된 ‘스쿨미투 현황판’ 자료를 보면 더 수위 높은 성희롱 발언들이 정리돼 있으며 항간에선 “이는 교사가 아니라 친구들끼리도 하지 않을 정도의 저질 발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체는 지난 3월 SNS와 언론보도, 정보공개청구 답변서 등을 토대로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전국 86개 학교의 실명과 사건개요를 토대로 전국 지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전국 16개 교육청(제주 제외)에 스쿨미투 처리현황 공개를 위한 정보공개청구를 실시한 바 있으나, 감사 실시 여부와 징계 등 처리 결과와 같은 주요 정보에 대해 대부분 비공개 답변을 받자 이 같은 현황판을 제작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단체는 이와 함께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개최한 ‘스쿨미투 처리현황 공개를 위한 행정소송 기자회견’에서 “가해 교사는 스승이 아니다”며 “교사가 스승의 탈을 쓰고 교권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 교사와 같은 장소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신변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골든아워나 마찬가지”라며 “학교성폭력 공론화를 이끌어낸 재학생, 졸업생 고발자야말로 시대의 참스승”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미투 불길에 휩싸인 교내 성폭력 사태를 모르쇠로 일관하는 교육청의 답변에 수수방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청소년의 안전을 회복하고 학교의 정상화와 국민의 알 권리를 옹호하며 ‘스쿨미투 전국지도’를 제작했다”고 알렸다.

아울러 “사태의 위급함은 아랑곳없이 ‘정보 비공개’로 일관하는 교육청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늑장 대처로 국민이 감당할 위험을 가중시키는 반인권적 관행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전했다.

전문가 등은 “가장 큰 문제는 성희롱을 당했다고 말해준 학생들 중 졸업한 학생도 많으며, 졸업 후에는 해당 교사들은 다시 복귀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안일한 학교나 교육청 측의 대처는 학생들에게 두 번 상처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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