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12.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자당에 비판적 칼럼을 작성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을 취소했다. 야당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되는 데 대한 대응차원이다.

지난달 28일 임 교수는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경향신문에 게재했다. 여기서 임 교수는 민주당에 대해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분노로 집권했으면서 대통령이 진 ‘마음의 빚’은 국민보다 퇴임한 장관(조국)에게 있다”며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 국민 열망보다 정권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이제는 선거에만 매달리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이번에는 거꾸로 해보자.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

13일 민주당이 이를 문제 삼아 고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홍의락 의원은 “어쩌다 이렇게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성호 의원도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또한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임 교수 고발조치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성향의 인사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쓴소리를 뱉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낙선운동으로 재미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들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며 “리버럴(liberal·자유)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권경애 변호사도 “민주당만 빼고 찍어달라고 아예 고사를 지낸다”며 “우리가 임미리다. 어디 나도 고소해보라”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여야를 막론하고 진보인사들 사이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고발 취소를 포함한 이번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임 교수는 안철수 씽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던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됐던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과 이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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