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물컵 갑질’ 등 논란으로 인해서 경영 일선에 물러났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문가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 복귀한다. 재계에서는 가족간의 불화설이 이어지던 한진가(家) 경영승계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룹 안팎에서 유력한 경영권 승계 방안으로 꼽혔던 ▲조원태 회장 대한항공과 그룹 총괄 ▲조현아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 등을 나눠 이끌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진 일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상속과 재산분할 관련해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조현아, 조현민 두 딸들이 경영 참여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고, 아들 조원태 회장에 대한 생각도 그룹 주요 계열사의 남매 분할 경영이라는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조현민 전무는 지난해 4월 ‘물컵 갑질’로 인해서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지 14개월만인 지난 10일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조 전무가 고 조양호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화합을 토대로 그룹사의 경영에 나설 예정”이라며 “한진칼 전무 겸 정식기업 부사장을 맡아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 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역할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조 전무의 복귀에는 진에어 경영을 맡으려는 포석이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조 전무는 지난 2016년 진에어 부사장을 맡으면서 호실적을 이끌어내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물컵 갑질로 인해서 경영일선에 물러나게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무의 경영복귀에 따라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에 있었던 땅콩회항 사건으로 인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3월 그랜드하얏트 호텔 등을 운영하는 칼호텔 네트워크 대표이사로의 복귀를 노렸었다. 하지만 그 시기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복귀는 물거품이 됐다.

재계에서는 조 전무가 경영일선에서 복귀했으니, 조만간 조 전 부사장 역시도 복귀할 수 있다고 봤다. 만약 조 전 부사장까지 복귀할 경우 한진가 3세 형제 경영이 실현되는 것이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의 경우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함께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백 등 개인물품을 밀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재판 결과에 따라서 복귀 시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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