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무노조 경영방침 폐기’ 후속 조치
문성현 경사노위원장, 경영진 인식 전환 촉구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1일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3년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다. 삼성 사장단이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들은 것은 20172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 사장단은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 건건한 노사관계 형성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강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달 6일 이 부회장은 무노조 경영방침 폐지를 선언하고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시간 가량 진행된 강연은 노사 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문성현 위원장은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등을 강의한 뒤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후 삼성사장단과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 창설 주역이자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노동계의 대부다. 노동계의 대부를 사장단 강연에 부른 것은 노사관계 이슈에 대한 삼성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전후로 삼성전자서비스·에스원·삼성엔지니어링에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에는 한국노총 산하 노소가 각각 결성됐다. 최근에는 노조 설립 등을 이유로 해고됐던 고공농성자 김용희씨와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4일 보고된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 적극적인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 7개 관계사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이 부회장 사과에 따른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보고할 예정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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