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아닌 다른 인사를 회담상대로 세울 것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국 내부에서 용납할 수 없는 외교적 결례이자 향후 협상을 어렵게 할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OA와의 통화에서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는 등 군사행보를 보인 것을 대미 압박용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 위원장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실험 재개가 일종의 금지선(red line)임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이 이 선을 넘지 않고 전술무기 실험에 나선 것은 연말까지 기다리겠다는 김 위원장 시정연설 내용과 들어맞지만 미국과 합의하지 못하면 안보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길을 선택하겠다는 압박”이라 밝혔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 또한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실험 등 심각한 도발에 나서는 대신 재래식 무기를 실험한 것은 선을 넘지 않으면서 미국의 이목을 끌기 위한 작은 도발”이라 평가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이 무기의 종류가 아니라 북한의 행태 자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북한이 과거 6자회담을 하는 도중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 태도변화가 없다는 데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면서 “중요한 건 ‘무기’가 아니라 실험에 나선 ‘행위’”라 강조했다.

또한 “미국 대통령과 최초로 대화를 나누게 된 북한이 국무장관에 대해 이런 식으로 발언한 것은 용인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도 전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도 “상대국이 미국에 협상가로 누구를 지목할 수 없고, 당사자가 국무장관이라면 미국에 대한 상당한 모욕”이라며 “내뱉은 말을 취소하기 어려운 만큼 조만간 양국 외교활동 재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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