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정부의 2020년 예산안이 5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가채무 또한 780조 원을 웃돌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을 강조함에 따라 내년 예산안이 500조 원대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예산은 약 476조3천억 원으로, 여기서 5%만 증가해도 2020년 예산은 500조 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된 2018~2022년 중기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2022년까지 연평균 중기 재정지출 증가율은 7.3%다. 이는 그보다 1년 전에 작성된 2017~2021년 중기 재정계획 5.8%보다 1.5%p 상향조정된 것으로, 올해 재정지출 증가율 9.7%, 20201년 7.3%, 2021년 6.2%, 2022년 5.9%를 반영한 수치다.

다만 올해 들어 세수 호황이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는 경제활력둔화 전망과 재정분권 확대 등으로 인해 세입 여건이 나쁠 조짐을 보이고 있어 2023년까지 연평균 중기 재정지출 증가율에 추가적인 상향이 가능할 지는 불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정부가 6조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첨부한 ‘추경예산안이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재정총량에 미치는 효과 및 관리방안’에 의하면 올해 추경으로 총수입은 3천억 원 증가한 476조4천억 원, 총지출은 6조7천억 원 증가한 476조3천억 원으로 총수입과 총지출의 격차가 1천억 원에 불과한 점도 눈에 띈다.

2020년부터는 총수입(504조1천억 원)이 총지출(504조6천억 원)보다 적어져 적자예산이 시작되고, 2021년에는 총수입(525조4천억 원)보다 총지출(535조9천억 원)이 10조 원 이상 늘어나는데다 2022년에는 총수입(547조8천억 원)보다 총지출(567조6천억 원)이 20조 원 가까이 많아질 전망이다.

이렇게 지출이 수입보다 많아질 경우 정부는 빚을 내 지출을 메워야 한다고 재정당국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9.5%로 2018~2022 중기재정운용계획보다 0.1%p 상승하고, 내년에는 처음으로 40%대를 돌파한 40.3%까지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채무는 올해 731조8천억 원, 2020년 781조7천억 원, 2021년 833조9천억 원, 2022년 888조7천억 원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재정당국은 바라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단 국제기구의 보고에 따라 아직까지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문제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세종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비공개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을 40%대 초반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국제기구 권고에 따르면 국가채무비율 60%를 재정건전성과 불건전성의 기준으로 삼는다. 우리는 적극재정을 펼 여력이 있다”며 홍 부총리가 제시한 40%의 근거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국가들의 현재 국가채무비율은 미국 107%, 일본 2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3% 등이다.

이에 대해 학계 일부에서는 제반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일본·영국 등 기축통화를 사용하는 OECD선진국들과 우리를 수평비교해선 안 된다. 특히 일본 국채의 90%는 내국인들이 갖고 있어 우리와 환경이 다르다”고 충고했다.

이어 “최근 들어 공무원 증가나 복지지출 확대 등 고정지출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는 오히려 마지노선을 40%보다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과 세입세출전망치, 아동수당과 재정분권 확대 등을 모두 반영해 2023년까지 중기재정운용계획을 짜서 9월 초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성장률이 낮아지면 세입도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라 전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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