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은 ‘평화경제’ 강조…北은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비아냥에 조롱까지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8-16 12:31:1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하여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19.08.15.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한미)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 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 보려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남 대화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자의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일 뿐”이라 지적했다.

북한의 이 같은 대응은 전날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발언과 11일부터 본훈련에 돌입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미·남북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점에 대해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조평통은 문 대통령이 구상한 남북경협을 통한 ‘평화경제’ 실현과 관련해 “남조선 당국자(문 대통령)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 일축했다.

또 이달 말 종료하는 한미 연합훈련과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을 언급하며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궤멸시키자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시점에 버젓이 북남사이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대통령의 경축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이처럼 고강도의 비판담화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조평통 담화에는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기는 사람’ 등의 폭언이 동반됐다.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대화가 지난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동을 통해 발판을 마련하며, 미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동시에 한반도 군사력 증강 정세에 대한 불만을 남측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 한해에만 8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작은 미사일일 뿐”이라며 별 문제 없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이에 북한이 ‘이 정도는 괜찮다’는 자신감을 얻으며 지속적인 ‘작은 미사일 실험’을 통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남측에는 군사훈련 등에 대해 할 말을 하는 선택지라는 분석이다.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지난 11일에도 외무성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북한은 “앞으로의 대화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조평통 담화를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용 매체에는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외무성 담화 때와 같은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북미대화 추이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과 대남정책 전환 등의 가능성을 고려해 대내적 공개에는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저작권자ⓒ 스페셜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수영 기자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이슈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