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페미사이드 철폐시위가 한국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페미사이드는 여성을 뜻하는 ‘female’과 살인을 뜻하는 ‘homicide’가 합쳐진 말로,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일어난 의도적인 살해를 의미한다.

한국 페미사이드 철폐시위 측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혜화 마로니에 공원에서 페미사이드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번 시위는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25)와 걸그룹 카라 출신 고(故) 구하라 씨(28)가 여성혐오로 인해 사회적으로 타살당했음을 지적하는 분노한 익명의 여성들로부터 시작됐다”며 시위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페미사이드가 일어나는 국가들의 공통점으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높은 강력 범죄 비율과 그에 비해 낮은 기소 및 처벌 비율,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와 여성에 대한 차별 등이 있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증가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여성혐오와 처벌을 받지 않는 사회 분위기인 것을 고려했을 때 한국 또한 남미만큼이나 심각한 페미사이드 국가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몰카(불법촬영)’, ‘리벤지포르노(사이버성폭력)’,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및 여성 대상 강력범죄에 대한 기사가 매일 같이 나오는 나라”라며 “지난달 12일에는 식당에서 접시에 고기를 덜어준 행동을 ‘성관계에 은연중 동의한 것’으로 보고 강간혐의 피의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고 했다.

또한 “최근 유죄 판결이 난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 대한 2차 가해와 꽃뱀몰이, 그리고 전 남자친구 최종범에게 불법촬영 영상을 이용한 협박에 시달린 구하라씨에 대한 2차 가해 등 또한 한국에 만연하는 여성에 대한 강력범죄와 그에 걸맞지 않는 처벌, 그리고 뿌리 깊은 여성혐오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남미에서는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 우루과이, 온두라스, 아르헨티나 등에서 이미 시위가 이루어졌고 유럽에서도 프랑스, 스페인, 터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다양한 나라에서 여성들이 페미사이드를 중단하기 위한 시위를 벌였다”며 “시위에서는 여성들이 칠레 페미니스트 그룹 라스테시스(Lastesis)가 만든 ‘Un violador en tu camino’ 란 노래를 플래시몹 형태로 춤을 추며 부르거나, ‘Ni Una Menos’ 등의 피켓을 든 시위자, 안대를 차거나 입에 붉은 손자국 등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여성에 대한 폭력에 저항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번 시위는 사회적으로 여성 혐오를 용인하는 분위기 속에서만 가능한 국가적인 여성 살해 현상인 페미사이드를 종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전 세계적 흐름과 함께 한다”며 “더는 한 명의 여성도 여성혐오로 인해 잃을 수 없다. 여성들은 끝까지 연대해 같은 여성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페미사이드 철폐시위 언론팀>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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