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금융을 고민하다…‘적도원칙’ 확산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9 09: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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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사회 문제 야기 PF 금융지원 막아
신흥국 PF 대출시장 70% 적도원칙 적용
산업은행·신한은행 적도원칙 자발적 채택
▲ 적도원칙 홈페이지 화면 캡쳐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금융기관의 환경·사회책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자금지원을 중단하는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행동이 늘고 있다.

특히 전세계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공동으로 채택한 ‘적도원칙’이 친환경 금융의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적도원칙 개정본(4판)이 본격 시행됐다. 적도원칙이란 대규모 개발사업이 환경 훼손이나 해당 지역 인권 침해와 같은 환경 및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경우 해당 프로젝트에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회사의 자발적인 행동협약이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주로 적도 부근 열대 우림 지역의 개발도상국에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적도원칙’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적도원칙은 2003년 제정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됐으며, 적도원칙협회는 2018년 초 3차 개정 작업에 착수해 지난 연차총회 기간(지난해 11월)에 적도원칙 개정본을 발표했다. 적도원칙 4판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사회 규제에 발맞춰 적용대상의 범위를 확대하고, 기후 변화와 인권 등에 대한 요건을 보완했다.

당초 7월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개정본 전환 유예기간을 3개월 연장했고, 모든 적도원칙 채택 금융기관은 지난 1일부터 개정본을 이행하도록 했다.

적도원칙은 미화 1000만 달러 이상인 PF와 PF자문서비스, 미화 5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대출 등에 적용된다. 적도원칙 채택 금융기관은 지원 대상 사업의 잠재적인 환경·사회 위험과 영향의 규모를 파악해 위험등급을 부여하고, 고위험 계획사업일수록 차주에게 적도원칙 요건을 부여해 준수여부를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9월 현재 38개국 110개 금융회사가 적도원칙에 가입돼 있다. 국내에서는 KDB산업은행이 지난 2017년 최초로 채택했고, 지난달 국내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가입했다.

특히 산업은행은 지난 연차총회에서 JP Morgan 및 ING를 대체하는 기술위원회 워킹그룹장으로 선임돼, 이후 회원기관용 이행지침 제·개정, 적도원칙 번역본(6개국어) 마련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 2019년 산업은행 적도원칙 적용 계획사업 현황


산업은행은 지년 1년동안 적도원칙에 따라 ▲PF자문 5건 ▲PF 20건 ▲프로젝트 관련 기업대출 9건 등 총 34건의 사업을 지원했다.

PF의 경우 ▲인프라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력 4건 ▲석유 및 가스 1건 ▲기타가 8건이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태평양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주 4건 ▲유럽·중동 및 아프리카가 4건으로 뒤를 이었다.

PF 자문은 ▲전력 3건 ▲인프라 2건이 진행됐고, ▲아시아 태평양(4건) ▲유럽·중동 및 아프리카(1건)에서 주로 이뤄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대한민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글로벌 금융기관과 연대해 적도원칙을 이행하고 있다”며 “신규 계획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검토할 때 건설 및 운영과정에서 환경 파괴가 이뤄지지 않는지, 사회적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국내 시중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적도원칙을 채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적도원칙 4차 개정본 내용을 반영해 프로세스 구축을 실시했으며 ▲적도원칙 가입 요건 분석 ▲선진은행 벤치마크 ▲세부 개선과제 도출 ▲솔루션 수립 및 이행 ▲전산시스템 개발 등의 과정을 통해 가입을 준비해 왔다.


▲ 신한은행은 지난달 9일 시중은행 최초로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한 이후, 금융기관의 환경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적도원칙 스크리닝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환경 리스크 관리 원칙에 맞춰 금융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적도원칙 가입 이후 ‘적도원칙 스크리닝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환경 리스크 관리 원칙에 맞춰 금융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은 적도원칙 도입 시점에서 검토 중인 유럽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 등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촉박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적도원칙 스크리닝 프로세스’에 맞춰 적용대상 여부를 검토하고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적도원칙 가입으로 신규 거래 진행 시 환경·사회영향평가 실시 등 절차에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으나, 향후 환경·사회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KB국민은행은 PF 부분에서 사회 영향에 대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및 리스크 관리 활동 등 ESG 프레임워크를 자발적으로 준수해 왔다. PF에 대한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적도원칙 4차 개정에 맞춰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로드맵을 수립 중이며, 내년 적도원칙에 가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적도원칙 채택기관은 신흥국 PF 대출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며 “적도원칙은 지속가능한 프로젝트 파이낸스를 위한 금융산업의 ‘글로벌 기준’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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