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김준기 회장 장남
40대 오너 중심 세대교체 속도
“온택트 역량 강화해 달라”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DB그룹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이로써 DB그룹도 2세 경영체제로 접어들었다.

 

DB그룹은 1그 동안 그룹 회장직을 맡아 온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하고 이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겸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DB그룹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이다. DB손해보험과 DB Inc. 지분을 각각 9.01%, 16.83% 보유한 최대주주기도 하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 Inc.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김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DB그룹은 창업 이래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 온 김준기 회장의 창업자 시대가 끝나고 2세 경영 시대로 전환한다. 김 회장을 주축으로 새로운 경영진이 중심이 돼 세대교체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김 회장 체제로의 전환은 예견돼 왔다.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이 지난해 3번째 암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사실상 경영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 회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데다, 김 전 회장 퇴임 후에는 이근영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경영을 이끌기 위한 준비과정을 밟아왔다.

 

김 회장의 이번 선임에는 이근영 회장의 퇴임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최근 이근영 회장은 고령으로 인해 체력적 부담이 커지면서 여러 차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최대 주주인 김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위기상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는 게 DB그룹 측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지금은 국내외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증유의 사태가 불러일으킨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인데 DB를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가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진과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온택트(ontact) 사업 역량을 강화해 달라젊고 역동적인 조직,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실행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DB그룹은 1969년 김 전 회장이 24세의 나이에 창업했다. 1970년대 초반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철강, 소재, 농업, 물류, 금융 등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해 그룹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창업 30년 만인 2000년도에 10대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2010년대 중반 구조조정을 겪으며 보험, 증권, 여신금융, 반도체, IT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

 

스페셜경제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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