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철도차량 정비를 위해 사용하는 해외부품 중에는 일본 전범기업의 제품이 포함돼 있었으며, 철도공사는 이들 부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규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천안갑)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3년간(16~18년) 철도부품 해외 구매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일본 부품을 연평균 76억 원 들여 50개 부품을 수입해 왔으며, 이 중 25개 품목은 전범기업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품은 모두 48개 품목. 이 가운데 연간 구입가격이 가장 높은 것은 주접촉기(10억 원)였으며, 주변압기(8억 원), 견인전동기 조립체(7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2012년 정부가 발표한 전범기업인 Toshiba(도시바), Mitsubish(미쓰비시), Sumitomo(스미토모), NSK(일본정공), Hitachi(히타치) 등 5개 사가 25개 부품을 납품하는 것으로 절반 이상이라는 것이다. 25개 부품 사용만을 가정하면 철도공사는 한 해 동안 56억 원을, 철도차량의 내구연한(30년)을 고려하면 1680억 원을 전범기업에 지불하는 셈이다

철도공사는 연평균 827억 원 상당 623개 철도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233.6개 152억 원, 프랑스 211개 314.6억 원, 독일 85개 127.6억 원, 일본 50개 76억 원, 중국 16개 84.6억 원 등 상위 5개국에서 수입하는 부품이 95%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일본부품은 꾸준히 4위를 기록했다.

해외부품 구입은 연간 사용해야 하는 양과 종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미국과 프랑스의 경우 2016~2017년 동안 200~300개 이상 부품을 구매한 반면, 2018년 그 규모가 상당히 줄었다. 반대로 독일의 경우엔 2018년에 이전보다 많은 양의 부품을 구입했다. 일본 부품은 48개 종류의 부품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양에 따라 작은 차이를 보였다.

이규희 의원은 “최근 변화된 한일관계가 아니더라도 전범기업 제품이 지속적으로 우리 철도에 사용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반하는 일일 것”이라며 “현실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부품들의 사용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 의원은 “철도산업은 공공성과 파급효과가 높은 국가 중요 산업의 하나이기 때문에 기술 개발 및 정책 지원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말하고 “철도부품의 국산화를 조속히 이뤄냄으로써 자생 가능한 철도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이규희 의원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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