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딜드라이브, 연말 광교 앨리웨이 투입
“인간 일자리 대체까지 과제 산적”

▲ 배민의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제공=우아한형제들)


[스페셜경제=김민주 기자] 로봇을 이용한 무인 음식 배달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은 배달로봇 투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말부터 식당에서 서빙을 돕는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시작으로 실내전용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타워'와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의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공개한 차세대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개발명 딜리Z)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디자인·성능·기능이 대폭 향상됐다.


딜리드라이브는 52x50x122(가로x세로x높이/cm)정도의 크기로, 아이스박스에 바퀴가 달린 모양이다.

 

배달 도중 갑작스러운 충돌상황이 생기더라도 보행자와 아동, 반려동물 등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부드러운 소재의 에어백을 딜리드라이브 외장 전체에 적용했다. 전후방에는 야간전조등과 브레이크등을 장착하고, 깃발에도 LED 라이트를 적용해 배달로봇의 동작 상태를 주변에서 알 수 있게 했다.


로봇에 탑재된 위치추정센서와 장애물 감지센서는 이전보다 개선해 주변 상황에 변수가 생기더라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로봇이 실을 수 있는 용량은 미니냉장고 수준인 25L 수준으로 최대 적재 무게는 30kg까지 견딜 수 있으며,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6개의 바퀴 각각에 서스펜션을 적용해 불규칙한 노면이나 높은 턱을 지날 때도 내장된 음식이 흔들리지 않는다.


배민은 음성 안내 기능 등 추가 개발과 테스트를 거쳐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를 올 연말 광교 앨리웨이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광교 앨리웨이는 작년 4월 신설된 광교 아이파크 아파트의 단지 상가 개념 주거복합시설로, 신축 건물 특유의 고른 아스팔트 길과 단순하게 설계된 상가 구조를 갖췄다. 때문에 시행초기 단계인 자율주행 배달로봇의 시범 테스트를 시도하기 적합한 장소로 선정됐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23일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서비스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란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일정조건 하에서 기존 규제를 면제해주고 안전성 등을 시험·검증하는 제도다.


배민은 이번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계기로 건국대 캠퍼스 및 광교 앨리웨이 인근의 보도와 횡단보도, 광교 호수공원에서 향후 2년 간 배달로봇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배민은 건국대 캠퍼스, 수원 광교 앨리웨이 등 사유지 내 한정된 구역에서만 배달로봇의 시범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현재 도로교통법과 녹지공원법 상, 배달로봇은 차도는 물론 보도, 횡단보도에서 운행할 수 없고 공원엔 중량 30kg 이상의 로봇 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배민은 내년 초엔 차세대 ‘딜리드라이브(개발명 딜리Z)’를 통한 신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모델은 기존의 딜리타워(실내 배달로봇)과 딜리드라이브(실내외 자율주행 로봇)의 기능을 합해 업그레이드한 모델로, 실외의 식당에서 아파트 단지로 스스로 이동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문 앞까지 음식을 배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층의 공동주택으로 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라이더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물 진입이나 엘리베이터 탑승을 위해 대기하던 시간이 사라져, 라이더들은 배달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라이더들은 개인별 배달 건수가 늘어나 전반적으로 배달 수입이 증가하고, 고객들은 훨씬 더 빠르게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고 보안문제와 관련한 불편을 덜 수 있게 된다.

배달로봇 시도에 적극적인 배달의민족과 달리 경쟁업체인 요기요는 로봇 배달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 글로벌 기업에 뿌리를 둔 요기요는 로봇 개발 등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신사업보다 본연의 사업에 충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스타트업에 뿌리를 둔 배민은 초기부터 투자 유치를 위해 독특한 광고, 배민 신춘문예, 배달로봇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배달로봇의 상용화가 임박하면서 라이더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업계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현재의 배달로봇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범 테스트를 통해 고도화과정을 거치는 단계”라며 “관련된 법규도 마련되야 할 것이며 정식 상용화까진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달로봇이 본격 도입되려면 각종 인적·물적 사고, 오배송, 잔고장 및 파손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설명이다.


배달앱 관계자는 “로봇, 드론 등 무인화 서비스와 관련한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기까진 최소 수십에서 수백년이 걸릴 것”이라며 “로봇은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고 과정 일부의 효율화를 돕는 것일 뿐, 라이더의 전반적인 업무를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