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창립 70주년 기념사…“크라이시스 파이터로서 적극 나서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물적자본 의존하는 성장 패러다임 넘어서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코로나19 위기에서 중앙은행으로서 역할을 강조하며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12일 한국은행 창립 제70주년 기념사에서 이 총재는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신용흐름 유지를 위해 필요시에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며 “정책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중앙은행의 역할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은은 국민의 재산인 발권력을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중앙은행이 지켜야할 기본원칙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크라이시스 파이터’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준재정적 역할에 대한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며, 그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시장개입 원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사회적 컨센서스를 도출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과거의 성장 패러다임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적자본에 의존하는 과거의 성장 패러다임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위기 극복 후에도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서 “민간의 자율과 창의성이 확실히 발휘되도록 지식과 기술에 기반하는 생산성 주도의 성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지난 9일 발표한 중장기 발전전략 ‘BOK2030도 언급됐다. 이 총재는 “BOK2030은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한국은행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수립한 중장기 발전전략으로 외부의 조언과 내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것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한국은행에 실질적인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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