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IPO 새 역사 쓴 SK바이오팜 앞에 놓인 2가지 길

원혜미 기자 / 기사승인 : 2020-06-25 08: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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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셀트리온? vs 신라젠·코오롱?
신약성패·오너리스크 등 변수 많아
▲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

[스페셜경제=원혜미 기자]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大魚)’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공모주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23~24일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만 약 31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3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2014년 12월 상장한 제일모직(약 30조635억원)을 뛰어 넘는 역대 최대다.

 

다만, 과거 IPO에서 흥행에 성공한 바이오주들의 앞날이 엇갈리는 탓에 SK바이오팜이 상장 후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약개발 성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다. 


공모주 시장에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SK바이오팜이 대장주로 자리매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을 뒤따라 갈 수 있을지 짚어본다.

공모주 청약에만 31조…제일모직 넘어
상장 이후 행보 예단 어려워 

31조원 청약·경쟁률 323대1대 최대 흥행

SK바이오팜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25일 NH투자증권 등 4곳 증권사에 따르면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는 약 30조9889억원이 몰렸다. 2014년 12월 제일모직이 공모주 청약증거금으로 역대 최고금액인 30조649억원을 모았던 것보다 9000억원 이상 많은 규모다. 경쟁률은 323대 1로,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은 사람은 평균 13주 정도의 주식을 받게 된다.

대표 주관사로 청약 물량이 가장 많은 NH투자증권(180만1898주)은 325.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121만2816주)은 351.09대1, SK증권(55만4430주) 254.47대1, 하나금융투자(34만6518주) 323.2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역대 IPO 청약증거금 순위는 ▲제일모직(30조 649억원, 2014년) ▲삼성생명(19조8444억원,2010년) ▲삼성SDS(15조5520억원, 2014년) 순이다.

청약 첫날인 23일에도 약 6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6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마지막 날 청약이 몰리는 것을 감안했을 때 매우 높은 경쟁률이었다. 청약 물량이 가장 많은 NH투자증권은 이날 한때 접속자가 몰려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에 따라 공모가를 4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570조원이 몰려 8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이 내놓은 공모주식 수는 총 1957만8310주다. 이 중 20%인 391만5662주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됐고, 나머지 80%(1566만2648주)는 일반 공모로 풀렸다. 이는 다시 기관투자자 60%(1174만6986주)와 일반 투자자 20%(391만5662주)로 나눠 배정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의 주가가 대개 공모가(발행가) 보다 20~30% 정도 웃도는 점과 특히 지난 2016년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례 탓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 셀트리온의 자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대장주로 도약한 삼바·셀트리온 


같은 대기업 계열 바이오 회사이자 코스피 시총 3위로 도약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 당시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당시 공모주 청약에서 약 10조1988억원이 모이며 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배경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IPO 당시 미래전략실이 주관사단에게 적정 공모가보다 30% 낮은 특명을 내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500%를 웃돈다. 저렴한 공모가로 인해 주가가 상장 후 줄곧 우상향만 지속한 것이다.

2016년 11월 당시 공모가 13만6000원으로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81만9000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017년 상장 당시 공모 경쟁률 7대 1, 공모가 4만1000원을 기록했다. 24일 종가는 11만2900원이다.

 

거품으로 끝난 ‘신라젠·코오롱’

최근 2~3년 새 형성된 바이오주 거품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바이오 기업도 있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문제가 된 신라젠과 상장 당시 주성분을 허위로 기재한 코오롱티슈진이 대표적이다.

바이오기업 신라젠은 주식 거래정지 한 달여 만에 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2017년 11월 시가총액이 8조원대를 기록하며 코스닥시장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각광 받는 기업이었지만 신약 후보 물질의 임상 실패와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 불법 혐의 등으로 코스닥시장 퇴출 위기에 놓이게 됐다.

주식 거래가 정지된 현재 신라젠의 주가는 1만2100원으로, 지난 2017년 11월 24일 찍은 최고가(15만2300원)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현재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8000억원대로 최고점 대비 10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 기업인 코오롱 티슈진 역시 24일 현재 거래정지 상태로 8010원에 머물러 있다. 2017년 11월 공모가 2만7000원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작년 5월 식약처가 인보사를 품목허가 취소하면서 거래 정지된 바 있다. 이는 인보사 주성분을 상장 당시 허위로 기재한 데 따른 것이다. 상장폐지가 최종 결정되면 티슈진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된다.

 

신약 개발 경험 강점..오너리스크 경계해야

내달 2일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은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만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로부터 중추신경계 진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엑스코프리·XCOPRI)와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수노시·SUNOSI)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이 두 개 의약품에 대한 ‘신약가치’가 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엑스코프리의 경우 국내 기업이 최초로 연구와 개발, 허가까지 모두 담당한 첫 신약으로 기록됐다. SK바이오팜이 지난해 신약 기술수출 계약금 등으로 올린 매출액은 1238억원에 달한다.

재개 2위인 모기업 SK의 전폭적인 지원과 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재산분할 소송을 진행중인 점은 약점이다. 앞서 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2016년 공모가 13만6000원으로 출발해 2018년 5월 40만원 대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문제와 엮이며 1년 후 20만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이번 SK바이오팜 공모청약 열풍을 두고 “경쟁이 심하다는 건 주가가 위로 갈 확률이 높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이 회사 가치를 긍정적으로 봐서 과열된 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면서 “다른 바이오 회사들도 지금 SK바이오팜처럼 주목받았던 선례가 있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이나 신라젠-코오롱티슈진과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에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611@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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