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탈환” 삼성, 3번째 언팩에 절박함 담았다

변윤재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4 02: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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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새 3번째 신제품 행사
세계1위 탈환 의지 드러내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31. 세 번째 갤럭시 언팩에 담긴 삼성전자의 의지다. 3번의 행사로 소비자의 주목도를 끌어올리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늘려 1위를 탈환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3모든 팬을 위한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for Every Fan)’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언팩은 하반기 3번째 행사다. ·하반기 한 차례씩 갤럭시 언팩을 열었던 종전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전략(플래그십) 모델에 집중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보급형 모델을 위한 별도의 언팩을 마련했다. 2달 사이 3번이나 언팩 행사를 연 것도 모자라 보급형까지 힘을 주는 이례적인 행보는 보인 것이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하반기 스마트폰에 사활을 걸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 세계 스마트폰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5개 스마트폰 모델 대부분이 중저가였다. 1위인 아이폰11를 제외하면 삼성 갤럭시A51, 샤오미 레드미노트8, 레드미노트8 프로, 애플 아이폰SE는 모두 가격대를 낮춘 모델들이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분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애플 보급형 모델 아이폰SE였다. 플래그십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 특성상 2위와 3위에는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갤럭시S20+와 갤럭시20가 올랐지만, 동시에 중저가 시리즈인 갤럭시A 시리즈 모델 5개가 판매량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포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했던 중저가 스마트폰이 위드 코로나를 위해 선점해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이에 스마트폰 업체들도 중저가 제품을 강화하며 시장 확대에 서두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종의 평균 출고가는 869000원으로 지난해 1045000원 대비 약 2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역시 보급형 모델 갤럭시S20 FE(팬에디션)를 내놓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S20 FE는 펀치홀 디자인의 6.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S20과 같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 칩셋, 3200만화소의 전면카메라, 최대 30배의 스페이즈줌·싱글테이크를 탑재한 후면 트리플 카메라, S20+와 같은 4500mAh의 대용량 배터리 등을 갖췄다. 섹상도 민트와 네이비 등 6종으로 다양화했다. 갤럭시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결과다.

 

특히 S20 FE는 기존 중저가 모델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중저가와 프리미엄을 아우르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20 FE“S20 시리즈의 확장 모델이라는 표현대로 가성비 이상의 성능을 갖췄다. S20의 부품을 활용한 만큼, 성능은 프리미엄급으로 맞추고 원가경쟁력을 통해 가격은 낮췄다. 예상되는 가격대는 80~90만원 선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고성능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보급형 모델로서는 사상 첫 언팩을 열며 S20 FE 띄우기에 들어갔다.

 

사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제품을 세분화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최대한 많은 수요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갤럭시노트, 갤럭시Z, 갤럭시A로 형태와 가격대가 다른 스마트폰을 선보여왔다. 애플은 아이폰11와 아이폰11프로, 아이폰11프로맥스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2세대 아이폰SE로 보급형을 강화했다. 다만 이들 업체의 전략은 시차를 두고 진행됐다. 이번처럼 한정판의 희소성을 앞세운 Z폴드2와 프리미엄 모델 노트20와 같은 고가의 플래그십과 보급형을 거의 동시에 내놓은 경우는 드물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총동원하며 공세에 나선 배경에는 화웨이가 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경쟁자이자 협력자다. 스마트폰과 5G 통신장비 등에서는 자웅을 겨뤄야 할 입장이지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협력하는 사이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에 대한 모든 반도체 공급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을 잃을 처지가 됐다. 삼성전자로부터 화웨이가 사들이는 반도체는 7조원 이상, 대체 수요처를 당장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적 타격이 우려된다.

 

더욱이 하반기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상황은 밝지 않다. 수급 불안정을 우려한 서버업체들이 D램을 앞다퉈 구입하면서 재고가 쌓인 탓이다. 시장에서는 4분기 D램 가격이 최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스마트폰이 반도체 실적을 일정 부분 메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녹록치는 않다. 상반기 야심작 S20이 전작 대비 60~80% 정도 팔리며 부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쟁사인 애플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102일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12는 크기와 사양 등을 세분화해 4종을 선보인다. 시작 가격은 649달러(756000)에서 749달러(872000) 사이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아이폰은 팬덤이 확고한 제품이다. 9월 첫째 주 미국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에서 1위부터 3위까지나 아이폰이었다. 1·2위에 오른 아이폰11과 아이폰11프로맥스는 출시한 지 1년이 다 되고, 3위인 아이폰SE 2세대도 4개월이 넘었다. 반면 신제품인 노트20 울트라는 4, 노트208위에 그쳤다.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다. 이런 아이폰이 가격대를 낮추면 삼성전자의 하반기 스마트폰 전략은 틀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사전예약 고객에게 버즈 라이브 등 다양한 사은품과 유튜브 프리미엄과 같은 유료 콘텐츠 이용권을 증정하며 초반 판매량 제고에 안간힘을 쏟았다. BTS를 앞세운 스타마케팅도 펼쳤다. 여기에 3번의 언팩을 더해졌다. 이는 애플을 견제하고 나아가 화웨이발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삼성전자의 비장한 각오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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