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갤럭시 언팩, ‘흥행’‥유튜브 시청자만 45만명
혁신적 기술·공들인 기획으로 꽉 채운 90분
돋보여‥AR 제품 시연·BTS 등장 등 볼거리 풍성

▲노태문 삼성전자무선사업부장(사장)5'갤럭시 언팩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기술이 아닌 경험을 혁신하고자 한다. 혁신은 삼성전자의 DNA,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중심으로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삼성전자가 5일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한국 시간 오후 11(미국 동부 오전 10)부터 90분간 진행된 온라인 언팩 행사는 삼성전자의 기술과 기획을 집결한 자리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갤럭시탭S7, 갤럭시 버즈 라이브, 갤럭시워치3, 갤럭시Z폴드2를 공개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다시 찾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5G(5세대 이동통신)과 클라우드·블록체인 기술을 앞세워 혁신의 정의를 새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갤럭시노트20을 중심으로 웨어러블과 PC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용자의 경험과 생산성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기기(기술·기획)’로운 90

 

그동안 삼성전자는 2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8월에는 뉴욕에서 언론과 업계 관계자 등 3000명을 초청해 대대적으로 언팩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이번 언팩은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2009년 개최 이후 11년 만에 소비자와 접점 없이 진행된 것이다. 온라인 행사의 특성상 소비자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계속 붙드는 게 관건이었다.

 

더욱이 언팩을 앞두고 제품 정보가 연거푸 노출됐다. 이전에도 해외 언론과 IT 전문 유튜버 등이 신제품 노출을 했지만, 이번에는 유독 치열했다. 언팩을 이틀 앞두고는 국내외 오픈마켓을 통해 웨어러블 상세 정보가 노출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출된 정보를 퍼즐처럼 맞춰 본 소비자들이 실제 사양과 얼마나 유사한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즐거움이 반감됐다는 불만도 있었다.

 

막상 뚜껑을 연 갤럭시 언팩은 우려와 달리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를 통해 언팩을 지켜본 시청자는 45만명이 넘었다.

 

갤럭시노트20. 이어 S, 갤럭시탭S7, 갤럭시버즈 라이브, 갤럭시워치3, 갤럭시Z폴드2 순으로 진행된 행사는 각 제품의 장점을 부각시킨 소개영상에 이어 사회자와 개발자, 디자이너가 주요 기능을 상세히 소개하는 방식을 취했다. 가상 스튜디오에서는 다양한 AR(증강현실) 효과를 통해 제품의 강점을 보여줬다.이례적으로 페데리코 카살레뇨(Federico Casalegno) 북미 디자인혁신센터 센터장(전무)과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했다.

 

현장의 썰렁함을 메울 지원군도 등장했다. 가상 스튜디오 벽면에는 타일처럼 전세계 갤럭시 팬 300명의 모습이 자리했다. 각 제품이 소개될 때마다 이들은 박수와 호응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2차 트레일러에 등장했던 셀럽들도 직접 제품을 시연하며 흥미를 높였다. 아티스트 칼리드와 게이머 미스도 갤럭시노트20, 갤럭시탭S7을 직접 사용하며 제품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방탄소년단은 갤럭시Z폴드2로 사진을 찍으며 혁신이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제품마다 혁신, 또 혁신...갤럭시 생태계로 승부수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을 통해 더 촘촘해진 갤럭시 생태계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이례적으로 신제품 5종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도 갤럭시 생태계가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노트20은 태블릿 갤럭시탭S7·S7+,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3, 무선 이어폰 갤럭시버즈 라이브와 연계를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것을 연상케 한다.

 

갤럭시노트20에서 작성한 문서를 갤럭시탭S7에서 보고 갤럭시노트20으로 오는 다양한 알림을 갤럭시탭S7과 갤럭시워치3에서 받아볼 수 있다. 갤럭시노트20로 동영상을 촬영할 때, 촬영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무선 마이크로 활용해 배경 소음 없이 생생한 오디오를 녹음할 수 있다. 음성 명령만으로 별도의 터치 동작 없이 바로 빅스비를 호출해 스마트폰 없이도 날씨·음악재생·메시지 발신이 가능하다.

 

폴더블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갤럭시Z 폴드2는 화면을 키워 몰입감을 높였고, 초박막강화유리(UTG) 도입과 힌지 구조 개선을 통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톰브라운과이 협업을 통해 세련된 디자인과 희소성을 더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도 강화했다.

 

제품별 혁신성 역시 눈에 띄었다. 카메라 성능을 강력해졌고 화면은 더욱 커졌다. 시그니처인 S펜은 실제 펜을 방불케 하는 필기감으로 무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윈도우10 PC와의 연결이 강화됐다. PC에서 작업 표시줄과 시작 메뉴에 스마트폰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단축키를 만들 수 있고, 스마트폰에서 작성한 삼성 노트등을 PC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의 인기 게임 10여종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시리즈 최초로 12.4인치 대화면과 120GHz 주사율을 지원하는 갤럭시탭S7+, 혈압, 심전도, 산소포화도 등 의료기기에 준하는 건강관리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워치3, 오픈형 디자인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까지 탑재한 갤럭시버즈 라이브는 모두 혁신성이 돋보였다.

 

혁신은 삼성전자의 DNA” 1위 재탈환 자신감

 

삼성전자는 신제품들을 통해 상반기 부진을 털어내고 화웨이에게 뺏긴 1위를 재탈환한다는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혁신은 삼성전자의 DNA”라고 운을 뗀 그는 기술의 혁신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경험의 혁신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갤럭시노트20 컴퓨터와 같은 생산성과 게임 콘솔과 같은 강력한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이라며 스마트워치·이어버즈·태블릿 등과 함께 했을 때 더 강력한 갤럭시 경험을 주어 소비자들이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풍성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 2분기 매출은 207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가 줄었다. 여기에 야심차게 선보인 갤럭시S20 시리즈는 높은 출고가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전작 대비 6080%밖에 팔리지 않았다. 결국 삼성전자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20.2%를 차지, 근소한 차이로 삼성(20.0%)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언팩을 앞두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올리려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달 23일 코엑스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스페인 마드리드 FNAC, 영국 런던 피커델리와 워털루역, 바르샤바 중앙 기차역 등 세계 랜드마크에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일단 시장 상황도 낙관적이다. 화웨이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자에에서 화웨이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경쟁사인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2 출시도 연기됐다. 여기에 하반기 들어 소비심리가 회복 조짐을 보일 것으로 점쳐져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미국과 유럽의 이동제한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삼성전자 회복세가 경쟁사대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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