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삼성전자의 DNA”…다양한 폼팩터로 차별화
강력한 성능에 호환성 강화…애플 생태계 도전장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혁신은 삼성전자의 DNA입니다. 삼성은 단순히 기술의 혁신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경험의 혁신을 목표로 합니다.” (85일 갤럭시언팩)

 

삼성은 독창성과 혁신성을 바탕으로 폴더블 카테고리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왔습니다. 럭시Z 폴드2는 지난 폴더블폰에 대한 다양한 사용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하드웨어와 사용자 경험 모두 의미 있는 혁신을 이룬 제품입니다.” (91일 언팩 파트2)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확신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이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강해졌다. 이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하반기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에 있다.

 

한 방’이 아쉬웠던 갤럭시 시리즈 

 

10에서 20으로 번호를 건너뛰며 삼성 스마트폰의 새로운 시대를 알렸던 갤럭시S20 시리즈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높은 출고가와 코로나19 여파로 유통망 폐쇄까지 겹치면서 전작 대비 6080% 정도 팔리는 데 그쳤다.

 

결국 삼성전자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20.2%를 차지, 근소한 차이로 삼성(20.0%)을 제쳤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의 혁신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2%가 부족하다는 평가 또한 뒤따랐다. 기기 간 연결성을 앞세워 매니아층를 거느린 애플, 가성비로 세계 주요 시장에서 선두권 자리를 지키는 화웨이와 다른 삼성만의 한 방이 부족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었다.

 

갤럭시20한 방을 날릴 제품이었다. 더욱이 취임 후 처음으로 선보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만큼, 최대 100배 확대가 가능한 스페이스줌을 장착하며 갤럭시 시리즈 변화의 신호탄을 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예상보다 낮은 판매량은 노 사장에게도 아쉬운 부분일 터다.

 

하반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을 들여다보면, 노 사장의 절치부심이 읽힌다. 그가 내세운 것은 하드웨어의 혁신이다.

 

형태적 특성 100% 활용한 성능으로 차별화 

 

삼성전자는 하반기 사실상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3개를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2와 갤럭시Z 플립 5G를 시차를 두지 않고 출격시켰다. 일반적인 평면의 형태부터 조개모양의 접는 형태까지 선택의 폭을 넓혀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노 사장은 여기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역임하며 쌓아온 기술력을 녹여냈다. 세 제품의 성능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노트20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으로 퀄컴의 최신 칩셋 스냅드래곤 865+을 탑재한 것은 물론, 실제와 유사한 필기감의 S, 최대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최초 UWB(초광대역통신) 기술을 활용한 파일 공유 기능 등으로 역대 최강의 성능을 갖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게임을 지원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강화됐다.

 

폴드2는 접었을 때 6.2인치, 펼치면 7.6인치로 화면을 키우고, 메인화면의 전면 카메라 부분 노치를 없애 화면 몰입감도 높였다. 대신 베젤을 줄여 한 손으로도 앱을 실행하고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UTG(초박막강화유리)와 하이드어웨이 힌지로 내구성을 높였다. 원하는 각도로 세워두고 화면을 2개로 나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으면서 동시에 확인하는 플렉스 모드’, 접었다 펼쳐도 동일한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앱 연속성으로 사용자 편의성이 한층 강화됐다.

 

Z플립 5G도 신제품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 2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아랍에미레이트, 사우디아,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20여개국에서 초도 물량이 완판되며 인기를 끌었던 검증된폼팩터에 최신 성능을 더했다. AP는 최신 버전으로 바꿨고 폴드2와 동일한 하이드어웨이 힌지와 플렉스 모드가 탑재됐다.

 

특히 폴드2Z플립 5G은 형태적 특징을 십분 활용한 기능이 돋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협업을 바탕으로 동시에 다른 작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폴드2는 태블릿과 비슷한 메인 디스플레이를 고려해 문서 편집공유가 강화됐다. 엑셀의 표를 드래그해 옆 화면에 띄운 파워포인트에 바로 붙여넣는 식이다. Z플립은 상하 화면을 나눠 2개의 앱을 같이 실행하거나, 핸드폰을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 동시에 아래 화면에서는 찍은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호환성에 희소성 더해 젊은 갤럭시’ 만들어

 

애플과 비교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던 호환성도 더욱 강화했다. 아이폰에서 하던 작업을 아이패드나 맥북에서도 이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 노트20에서 작성한 문서를 갤럭시탭S7에서 보고 노트20으로 동영상을 찍을 때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무선 마이크를 사용하면 촬영자와 떨어져 있어도 오디오를 녹음하는 식이다.

 

여기에 아재폰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희소성을 더했다. 명품 패션 브랜드 톰브라운과 다시 한번 협업해 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을 5000대 한정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잡화 브랜드 조셉앤스테이시와 함께 노트20의 색상을 적용한 가방도 내놓는다.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에디션, 폴드2 힌지와 Z플립 스킨을 취향별로 꾸미는 커스텀서비스는 모두 차별화된 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것이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노 사장은 흥행 기록도 갈아치우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갤럭시언팩이 개최되고 1달이 채 지나기 전 언팩파트2를 열며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각양각색의 소비자 유인책을 더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최대 3회까지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고 16개월만에 중고폰 보상판매를 부활시켰다. 출시 2주 동안 무선이어폰과 유튜브 프리미엄 4개월 무료 체험권 등 다양한 사은품 혜택도 제공했다. 덕분에 노트20은 출시 일주일 동안 43만대가 넘게 팔리며 좋은 성적을 냈다.

 

노 사장의 하반기 승부수는 통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1위를 수성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 25(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인도 내 반중국 정서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며 전분기 대비 약 4.3% 늘어난 23.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위 화웨이, 3위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도 각각 9.5%, 10.2%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노 사장이 현재 공들이는 폴더블 의 경우, 삼성전자는 우위에 있다. 세계 폴더블 판매량은 올해 550만대에서 2023년에는 3680만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쟁사들의 추격은 더디다. 애플은 폴더블에 뛰어들지 않고 있고 화웨이나 모토로라는 품질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폴더블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폴드2 판매량이 전작보다 10만대 가량 늘어난 5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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