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한국 경제가 각종 지표에서 바닥을 치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주력인 수출 부진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어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실업자수와 실업률이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경제 전망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1분기 우리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됐다”며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그린북을 통해 ‘부진’ 진단을 내리기 시작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생산·투자·소비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4월 들어 2년 4개월 만에 평가를 바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지만,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두 달 연속 ‘부진 ’평가를 내렸다.

심지어 관련문구는 지난 4월 ‘점차 부진’에서 이달 ‘부진’으로 오히려 우려 수위를 높여 경제 전망이 더 암울해졌다.

특히 수출 부진 여파가 컸다. 지난 4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2.0% 감소한 488억6000만달러(한화 약 58조4121억원)에 머물렀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6.1% 줄어든 20억4000만달러(약 2조4388억원)였다.

문제는 국제 정세도 향후 반전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 등 글로벌 통상 이슈가 세계 경제 둔화 및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대두한 점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4월 실업자 19년 만에 ‘최악’

한국 경제 내부 사정도 좋지 않다.

지난달 신규 취업자수가 17만명대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20만명대 아래로 주저앉았다. 실업자수와 실업률은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심지어 15~29세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개월 연속 25%를 웃돌면서 지난 2015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703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 1000명이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규모가 지난 2월(26만3000명)과 3월(25만명)에 2개월 연속으로 20만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서 3개월 만에 10만명대로 하락한 것이다.

문제는 실업자와 실업률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는 124만 5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서 8만 4000명(7.2%)가 증가했다.

이는 구직기간 4주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4월 기준으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체 실업률도 4.4%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인상되면서, 4월 기준으로 2000년 4월 4.5%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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