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지 1년 만에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부친인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룹 경영을 맡게 된 구광모(41) 회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9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는 ‘소탈한 실용주의’를 내세워 조직을 장악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LG그룹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회장’이라는 호칭 대신 ‘대표’로 불러달라고 요청하는 등 권위를 스스로 내려놓으며 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별도의 취임식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 모든 계열사의 출근 복장을 사실상 완전 자율화했다. 분기별로 400명의 임원을 모아놓고 회장의 경영 메시지를 전달하던 임원세미나는 매달 100명 미만의 임원이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는 형태의 ‘LG포럼’으로 바꿨다.

자유로운 조직문화 정착과 더불어 과감한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한 경영 효율화도 꾀했다.

구 회장은 비핵심 사업이나 영역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특히 1년간 가장 많은 변화가 있던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하고 가전·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조명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용 조명사업에서 철수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동안 LG는 M&A 시장에서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구광모 회장 체제 하의 LG그룹은 M&A의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LG전자의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 9월 LG화학의 미국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업체 ‘유니실’, 올해 LG생활건강의 미국 화장품업체 ‘뉴에이본’ 인수,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등은 신성장 사업에 대한 구 회장의 과감한 투자 의지를 잘 보여준다.

또 LG전자 등이 출자해 만든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인 ‘어메이즈 VR’에 2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지금까지 5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1900만달러를 투자했다. LG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엘젤 로보틱스’ 등에 투자했다.

구 회장은 외부 인재 영입에도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첫 인사 때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영입했다. LG화학 창립 이래 71년 만에 첫 외부 영입 최고경영자(CEO)였다.

지주회사인 LG에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베인&컴퍼니의 홍범식 대표를 영입했고, 그룹 인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34명의 신규 임원을 발탁했다. 젊은 인재를 등용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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